하나님의 통치는 이렇게 나타난다_열왕기하 5:1-14
- HKPC
- Jun 2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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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람 왕의 군대 장관 나아만은 그의 주인 앞에서 크고 존귀한 자니 이는 여호와께서 전에 그에게 아람을 구원하게 하셨음이라 그는 큰 용사이나 나병환자더라
2 전에 아람 사람이 떼를 지어 나가서 이스라엘 땅에서 어린 소녀 하나를 사로잡으매 그가 나아만의 아내에게 수종들더니
3 그의 여주인에게 이르되 우리 주인이 사마리아에 계신 선지자 앞에 계셨으면 좋겠나이다 그가 그 나병을 고치리이다 하는지라
4 나아만이 들어가서 그의 주인께 아뢰어 이르되 이스라엘 땅에서 온 소녀의 말이 이러이러하더이다 하니
5 아람 왕이 이르되 갈지어다 이제 내가 이스라엘 왕에게 글을 보내리라 하더라 나아만이 곧 떠날새 은 십 달란트와 금 육천 개와 의복 열 벌을 가지고 가서
6 이스라엘 왕에게 그 글을 전하니 일렀으되 내가 내 신하 나아만을 당신에게 보내오니 이 글이 당신에게 이르거든 당신은 그의 나병을 고쳐 주소서 하였더라
7 이스라엘 왕이 그 글을 읽고 자기 옷을 찢으며 이르되 내가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하나님이냐 그가 어찌하여 사람을 내게로 보내 그의 나병을 고치라 하느냐 너희는 깊이 생각하고 저 왕이 틈을 타서 나와 더불어 시비하려 함인줄 알라 하니라
8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가 이스라엘 왕이 자기의 옷을 찢었다 함을 듣고 왕에게 보내 이르되 왕이 어찌하여 옷을 찢었나이까 그 사람을 내게로 오게 하소서 그가 이스라엘 중에 선지자가 있는 줄을 알리이다 하니라
9 나아만이 이에 말들과 병거들을 거느리고 이르러 엘리사의 집 문에 서니
10 엘리사가 사자를 그에게 보내 이르되 너는 가서 요단 강에 몸을 일곱 번 씻으라 네 살이 회복되어 깨끗하리라 하는지라
11 나아만이 노하여 물러가며 이르되 내 생각에는 그가 내게로 나와 서서 그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고 그의 손을 그 부위 위에 흔들어 나병을 고칠까 하였도다
12 다메섹 강 아바나와 바르발은 이스라엘 모든 강물보다 낫지 아니하냐 내가 거기서 몸을 씻으면 깨끗하게 되지 아니하랴 하고 몸을 돌려 분노하여 떠나니
13 그의 종들이 나아와서 말하여 이르되 내 아버지여 선지자가 당신에게 큰 일을 행하라 말하였더면 행하지 아니하였으리이까 하물며 당신에게 이르기를 씻어 깨끗하게 하라 함이리이까 하니
14 나아만이 이에 내려가서 하나님의 사람의 말대로 요단 강에 일곱 번 몸을 잠그니 그의 살이 어린 아이의 살 같이 회복되어 깨끗하게 되었더라
엘리사의 일화들(4:1〜6:7) 중 수넴 여인 이야기(4:8〜37)와 나아만 이야기(5장)가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데,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 수넴 여인과 이스라엘의 대적 아람의 장군 나아만이 모두 하나님의 권능으로 은혜를 누리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낮고 작은 자를 통한 통치(1〜7절)
아람은 이스라엘의 왕 여호람의 아버지 아합왕 당시에 전쟁을 벌였던 원수의 나라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무조건 이스라엘의 편만 들지 않으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람 왕 벤하닷의 침공에서 이스라엘을 지켜 주신 하나님은 이스라엘 왕 아합의 침공에서 아람을 지켜 주기도 하셨습니다(왕상 20, 22장). 아람의 군대 장관 나아만은 크고 존귀한 자였지만, 하나님의 저주로 여겨지는 나병에 걸렸습니다(1절). 즉 세상 나라에서는 큰 성취를 얻었지만 하나님 나라로부터는 완전히 버려진 존재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집에 이스라엘에서 잡혀 온 어린 여종이 있었습니다. 인간적인 시각으로는 나아만과 이 소녀의 관계는 원수나 다름없지만, 놀랍게도 이 소녀는 그런 관계를 뛰어넘어 나아만을 위해 엘리사를 소개해 주었습니다(2〜3절). 한 소녀가 이스라엘과 아람의 원수 관계를 극복하게 하는 기적을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아람 왕과 나아만이 이 소녀의 말을 듣고 엘리사에게 치유를 의뢰하려 했으니, 왕과 장군이 이스라엘에서 잡아 온 여종의 지시를 따르는 모양새입니다(4〜5절). 그러나 이스라엘 왕 여호람은 아람 왕의 편지를 읽고 자기 옷을 찢으며 자기가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임을 자기 입으로 고백하고 있는데, 이는 왕의 통치에 소망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6〜7절). 하나님 나라의 통치는 화해와 평화를 가져오지만, 왕의 통치는 싸우는 데 초점이 맞춰집니다. 하나님의 통치가 없다면 세상에는 전쟁만이 남을 것입니다.
말씀을 통한 통치(8〜14절)
엘리사는 나아만을 자기에게 보내라고 하는데, 이때 “이스라엘 중에 선지자가 있는 줄 알리라”는 중요한 말을 남깁니다(8절).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자, 진정한 권세자가 누구인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말입니다. 엘리사는 나아만의 권세를 인정하지 않는 듯한 태도로, 사자를 보내 요단강에 몸을 일곱 번 씻으라는 처방을 내립니다(10절). ‘7’이라는 숫자는 창조를 떠올리게 하는 것으로, 나아만의 몸에 창조의 권능이 임할 것을 짐작하게 합니다. 그러나 나아만은 세상 나라의 법도나 가치관, 종교적 절차를 깡그리 무시하는 엘리사의 태도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11절). 그는 다메섹의 강들이 이스라엘의 모든 강보다 낫다고 말하는데, 이는 넓고 맑은 물이 흐르는 강이 좋다는, 즉 화려한 것이 좋다는 가치관을 그대로 반영합니다(12절). 이때 나아만을 구원한 것도 ‘종들’이었습니다(13〜14절). 세상의 화려함이나 격식이나 재물이나 권세가 그를 구원하지 못했지만, 아무런 격식도, 종교적 요소도 없는 하나님의 말씀, 아름답지도 않은 요단강의 물, 왕이나 장군이 아닌 비천한 종들이 그를 구원했습니다. 하나님의 권세는 말과 병거에서 나오지 않으며, 아름다운 강물에서 발휘되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초라해 보이더라도 겸손히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들의 공동체가 이 세상의 진정한 통치자입니다.
열왕기서는 진정한 성전은 솔로몬이 백향목으로 지은 건물이 아니라 엘리야가 갈멜산에서 열두 개의 돌로 세운 제단이고, 진정한 이스라엘의 왕궁은 사마리아와 예루살렘의 궁전이 아니라 엘리사가 이끄는 선지자 공동체임을 강조합니다. 바로 이 영적 전통 위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의 공동체, 교회가 서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통치가 우리 삶에 나타나도록 순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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