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가 이끄는 선교적 삶_로마서 15:14-21
- HKPC
- Oct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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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내 형제들아 너희가 스스로 선함이 가득하고 모든 지식이 차서 능히 서로 권하는 자임을 나도 확신하노라
15 그러나 내가 너희로 다시 생각나게 하려고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더욱 담대히 대략 너희에게 썼노니
16 이 은혜는 곧 나로 이방인을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의 일꾼이 되어 하나님의 복음의 제사장 직분을 하게 하사 이방인을 제물로 드리는 것이 성령 안에서 거룩하게 되어 받으실 만하게 하려 하심이라
17 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일에 대하여 자랑하는 것이 있거니와
18 그리스도께서 이방인들을 순종하게 하기 위하여 나를 통하여 역사하신 것 외에는 내가 감히 말하지 아니하노라 그 일은 말과 행위로
19 표적과 기사의 능력으로 성령의 능력으로 이루어졌으며 그리하여 내가 예루살렘으로부터 두루 행하여 일루리곤까지 그리스도의 복음을 편만하게 전하였노라
20 또 내가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곳에는 복음을 전하지 않기를 힘썼노니 이는 남의 터 위에 건축하지 아니하려 함이라
21 기록된 바 주의 소식을 받지 못한 자들이 볼 것이요 듣지 못한 자들이 깨달으리라 함과 같으니라
“은혜는 물에 새기고, 원수는 돌에 새긴다.” 이런 말이 있는 이유는, 우리가 은혜를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은혜는 기억하는 것이며, 기억할 때 비로소 우리가 다시 복음 앞에 설 수 있습니다. 바울은 로마 성도들에게 복음을 다시 상기시키기 위해 로마서를 기록했다고 말합니다(15절). 복음은 한 번 듣고 끝나는 정보가 아닙니다. 날마다 기억하며 붙잡아야 할 가장 큰 은혜의 사건입니다. 우리는 오늘 본문을 통해, 은혜가 어떻게 한 사람을 선교적 삶으로 이끄는지를 봅니다. 바울의 선교적 삶에는 세 가지 특징이 드러납니다.
첫째, 바울은 제사장적 사명을 감당했습니다(16~17절). 바울은 자신을 ‘이방인을 위해 복음의 제사장 직분을 받은 사람이라 말합니다. 구약의 제사장은 백성을 대신해 하나님께 제물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바울은 이방에 복음을 전하고, 그 복음에 반응한 영혼들이 성령 안에서 거룩하게 되어 하나님께 받으실 만한 제물로 드리는 것을 사역의 본질로 삼았습니다. 팀 켈러는 이 말씀을 다음과 같이 해석합니다. “복음 전도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로 자신을 제물로 드리는 예배의 행위다.” 즉 복음 전도는 예배고, 예배는 곧 선교로 연결된다는 것입니다. 바울의 선교는 예배로부터 시작되어, 또 다른 예배자를 세우는 일로 이어졌고, 그는 그 중심에서 복음의 능력을 삶으로 증명하며 살았습니다. 하나님을 깊이 예배할수록 우리는 복음을 전하고 싶어집니다. 우리가 복음을 전할 때 또 다른 예배자가 세워집니다.
둘째, 바울은 성령의 능력으로 사역했습니다(18~19절).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이방인들을 순종하게 하기 위하여 나를 통하여 역사하신 것 외에는 내가 감히 말하지 아니하노라”(18절)고 고백합니다. 바울의 복음 전도는 단지 ‘정보 전달’(information)이 아니라 ‘삶의 변화’(transformation)로 이어지는 ‘순종의 열매’를 낳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복음 전도가 말과 행위, 표적과 기사 곧 성령의 능력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합니다(19절). 말과 삶이 일치하는 선교, 곧 보이는 복음과 들리는 복음이 함께 가는 사역이었습니다. 존 스토트는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언어는 행위를 설명하지만, 행위는 언어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초대교회는 가난한 자를 돌보고 공동체 안에서 나누는 삶을 통해 복음을 전했습니다. 바울 역시 복음을 삶으로 증명하는 사역자였고, 성령님이 그의 말과 삶 위에 능력으로 임하셨습니다. 말로 전하는 복음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복음을 담은 우리의 삶 자체가 전도의 현장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바울은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곳을 향해 나아갔습니다(19〜21절). “예루살렘으로부터 두루 행하여 일루리곤까지 그리스도의 복음을 편만하게 전하였노라”(19절). 바울은 선교 전략이 분명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복음을 듣지 못한 자들에게 먼저 가야 한다’라는 사명 아래 움직였습니다. 또한 그는 다른 일꾼의 사역지에서는 사역하지 않았습니다(20절). 그는 개척자였고, 복음이 한 번도 선포되지 않은 황량한 땅을 향해 믿음으로 걸어갔습니다. 팀 켈러는 바울을 두고 “가장 단단한 땅에 쟁기질하려 했던 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 바울은 복음을 전혀 접해 보지 못한 이들, 복음과 가장 멀리 있는 땅, 복음에 마음을 닫은 사람들을 향해 자신을 기꺼이 내어주었습니다. 바울의 이 모든 사역의 시작과 끝에는 단 하나의 고백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15절). 바울에게 선교는 의무가 아니라 은혜였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이유도, 삶 전체를 드리는 동기도, 가장 멀고 어려운 땅을 향해 나아가는 열정도 모두 그를 사로잡은 은혜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기억합시다. 다시 복음 앞에 섭시다. 말로만이 아니라 삶으로 복음을 전하며, 아직 복음이 흘러가지 않은 우리 삶의 터전에서 제사장적 사명을 이어 가는 선교적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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