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의 형통을 바라보며_시편 73:1-14

1 하나님이 참으로 이스라엘 중 마음이 정결한 자에게 선을 행하시나

2 나는 거의 넘어질 뻔하였고 나의 걸음이 미끄러질 뻔하였으니

3 이는 내가 악인의 형통함을 보고 오만한 자를 질투하였음이로다

4 그들은 죽을 때에도 고통이 없고 그 힘이 강건하며

5 사람들이 당하는 고난이 그들에게는 없고 사람들이 당하는 재앙도 그들에게는 없나니

6 그러므로 교만이 그들의 목걸이요 강포가 그들의 옷이며

7 살찜으로 그들의 눈이 솟아나며 그들의 소득은 마음의 소원보다 많으며

8 그들은 능욕하며 악하게 말하며 높은 데서 거만하게 말하며

9 그들의 입은 하늘에 두고 그들의 혀는 땅에 두루 다니도다

10 그러므로 그의 백성이 이리로 돌아와서 잔에 가득한 물을 다 마시며

11 말하기를 하나님이 어찌 알랴 지존자에게 지식이 있으랴 하는도다

12 볼지어다 이들은 악인들이라도 항상 평안하고 재물은 더욱 불어나도다

13 내가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하며 내 손을 씻어 무죄하다 한 것이 실로 헛되도다

14 나는 종일 재난을 당하며 아침마다 징벌을 받았도다

  중증외상센터의 열악한 현실을 다룬 드라마에서 한 의사가 제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만의 이유를 찾아라. 그래야 이 길을 오래 걸어갈 수 있다.” 아무리 바른길이라도 이유가 없으면 쉽게 지치고, ‘내가 이 길을 가는 게 맞는가?’라는 의문이 들기 마련입니다. 시편 73편의 시인도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는 하나님 안에서 흔들리지 않을 이유를 발견합니다.

  시인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진리를 고백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정결한 자에게 선을 행하신다는 것입니다（1절）.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 진리와 정반대의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넘어질 뻔했다고 탄식합니다（2절）.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지만, 그 믿음이 현실과 충돌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향한 참된 믿음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삶의 단련을 통해 강해지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더 단단한 믿음을 갖기를 원하십니다.

  시인의 믿음을 뒤흔든 것은 악인의 형통함입니다（3절）. 그들은 죽음 앞에서도 고통 없이 편안하고, 사람들이 겪는 일반적 재앙도 겪지 않았습니다（3〜5절）. 이러한 모습을 보며 시인은 깊은 회의를 느꼈습니다. 이것은 단지 과거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하나님이 공의로 다스리시는 세상에서 어떻게 악인이 번성할 수 있는가? 우리는 이러한 의문 앞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신앙의 방향을 다시 세워야 합니다.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때 우리의 믿음이 더욱 단단해집니다.

  세상에서 악인들이 누리는 형통함은 더욱 확연히 드러납니다. 그들은 교만을 목걸이처럼 걸고, 폭력을 삶의 방식으로 삼습니다（6〜7절）. 그런데도 그들의 부와 성공은 끝이 없습니다. 이로 인해 시인의 마음은 착잡해지고, 믿음은 흔들립니다. 성도는 이런 현실 앞에서 믿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나님께 힘을 구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믿음을 붙잡아 주셔야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인은 마음 깊은 곳에 있던 생각을 토해 냅니다. “내가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하며 내 손을 씻어 무죄하다 한 것이 실로 헛되도다”（13절）. 이는 신앙의 길을 걸으며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고민입니다. 시인은 자신의 고민을 하나님 앞에서 솔직하게 쏟아 냅니다. 하나님은 이미 우리의 마음을 아시기에, 숨기지 말고 그대로 고백하는 것이 신앙의 성숙으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솔직한 기도는 문제의 해결점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시인은 자신이 종일 재난을 당하고, 아침마다 징계를 받는다고 탄식합니다（14절）. 악인은 형통한데, 정직하게 살아 온 자신은 고난을 겪으니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적절한 때에 시인의 고민에 대한 해답을 주실 것입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운 법입니다. 이제 곧 시인은 악인의 형통이 순간적인 것임을 깨닫고,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될 것입니다. 힘든 시간을 이겨 내는 힘은 결국 하나님을 신뢰하고 끝까지 인내하는 데 있습니다.

  시인은 악인의 형통과 평안을 보며 극심한 절망과 혼란을 겪었습니다. 이런 믿음의 혼란은 하나님만이 해결해 주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도는 믿음이 흔들릴 때 혼자 낙심하지 말고, 하나님께 나아가 답을 구해야 합니다. 우리의 시선을 주님께 돌릴 때, 비로소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고통 중에도 하나님을 바라보며 나아갈 때, 하나님이 분명한 해답과 참된 평안을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