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빚진 자_로마서 13:8-14
- HKPC
- Oct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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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느니라
9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탐내지 말라 한 것과 그 외에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그 말씀 가운데 다 들었느니라
10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
11 또한 너희가 이 시기를 알거니와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으니 이는 이제 우리의 구원이 처음 믿을 때보다 가까웠음이라
12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으니 그러므로 우리가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
13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음란하거나 호색하지 말며 다투거나 시기하지 말고
14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
하나님의 말씀이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순간이 있습니다. 초대교회의 위대한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도 그러했습니다. 젊은 시절을 방탕하게 보내던 그는, 어느 날 정원에서 고민하며 눈물 흘리던 중 아이들의 노랫소리를 들었습니다. “톨레 레게(Tolle lege), 집어서 읽어라!” 그는 성경이 놓인 곳으로 가 성경을 펼쳐 들었습니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구절은 바로 로마서 13:13~14입니다.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 이 말씀은 그의 영혼을 깨우는 하나님의 음성이 되었고, 그는 그날 회심의 결단을 내립니다. 말씀 한 구절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교회사의 전환점이 되는 장면입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 삶을 새롭게 빚어 가십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어떻습니까? 사랑은 식어 가고, 정욕과 이기심은 넘쳐 납니다. 마지막 때에 대한 경각심은 흐려지고 깨어 있으라는 경고도 무뎌지고 있습니다. 주님이 언제 오실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바울은 분명히 말합니다. “지금이 자다가 깰 때”(11절)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로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할지를 분명히 보여 줍니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바울은 먼저 ‘서로 사랑하는 것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고 말합니다(8절). 여기서 사랑은 선택이 아닌 ‘빚’입니다. 죄인이었던 우리가 하나님께 받은 사랑이 너무도 크기에, 이 사랑을 이웃에게 흘려보내는 것은 당연한 책임입니다. 바울은 이 사랑이야말로 ‘율법의 완성’이라고 선포합니다(8〜10절). 이는 율법을 폐지했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을 통해 율법의 참된 정신이 실현된다는 의미입니다. 모든 계명은 사랑이라는 포괄적 계명 아래 포함됩니다. 사랑은 계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완성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이웃에게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사랑은 선을 행하고, 죽어 가는 이웃을 살립니다. 그러므로 율법을 지키는 진짜 방식은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깨어 있어야 할 때입니다. 바울은 이어서 종말론적 시각으로 우리 삶을 비춥니다. “이 시기를 알거니와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으니 이는 이제 우리의 구원이 처음 믿을 때보다 가까웠음이라”(11절). 여기서 ‘시기’는 연대기적 시간(크로노스)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하신 때(카이로스)를 말합니다. 지금 우리는 주님이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시간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12절)라고 권면합니다. ‘빛의 갑옷’은 에베소서 6장에 나오는 성도의 전신갑주처럼,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입니다. 그 갑옷을 입는다는 것은 어둠의 습관을 벗고 하나님 앞에서 바른 삶을 사는 것입니다(13절).
마지막으로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으라고 말합니다. 그리스도로 옷 입는다(14절)는 것은 그분의 성품과 삶의 방식을 내 삶에 덧입는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믿음 안에서 그리스도와 연합한 자들이며(갈 3:27; 롬 6:3), 주님의 의로 옷 입은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팀 켈러 는 이 구절을 “그리스도인으로 살기 위해 마치 예수님 옷을 입고 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내가 누구로 옷 입었는지, 그분이 나를 위해 무엇을 하셨는지, 나에게 무엇을 기대하시는지를 기억하며 살아가는 것이 곧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는 삶’입니다. 이 삶은 성령 충만함 가운데 이루어지며, 종말을 준비하는 태도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를 세상에 물들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며 실천하는 예배자의 삶으로 이끕니다. 점점 어두워지는 이 시대에 우리는 서로 사랑하고, 빛의 갑옷을 입고,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어야 합니다. 사랑에 빚진 자로서 하나님께 받은 그 사랑을 누군가에게 흘려보내며, 지금 이때 하나님이 찾으시는 예배자로 깨어 살아가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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