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자와 악인들도 사용하신다_열왕기하 14:17-29

17 이스라엘의 왕 여호아하스의 아들 요아스가 죽은 후에도 유다의 왕 요아스의 아들 아마샤가 십오 년간을 생존하였더라

18 아마샤의 남은 행적은 유다 왕 역대지략에 기록되지 아니하였느냐

19 예루살렘에서 무리가 그를 반역한 고로 그가 라기스로 도망하였더니 반역한 무리가 사람을 라기스로 따라 보내 그를 거기서 죽이게 하고

20 그 시체를 말에 실어다가 예루살렘에서 그의 조상들과 함께 다윗 성에 장사하니라

21 유다 온 백성이 아사랴를 그의 아버지 아마샤를 대신하여 왕으로 삼으니 그 때에 그의 나이가 십육 세라

22 아마샤가 그의 조상들과 함께 잔 후에 아사랴가 엘랏을 건축하여 유다에 복귀시켰더라

23 유다의 왕 요아스의 아들 아마샤 제십오년에 이스라엘의 왕 요아스의 아들 여로보암이 사마리아에서 왕이 되어 사십일 년간 다스렸으며

24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여 이스라엘에게 범죄하게 한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의 모든 죄에서 떠나지 아니하였더라

25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의 종 가드헤벨 아밋대의 아들 선지자 요나를 통하여 하신 말씀과 같이 여로보암이 이스라엘 영토를 회복하되 하맛 어귀에서부터 아라바 바다까지 하였으니

26 이는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고난이 심하여 매인 자도 없고 놓인 자도 없고 이스라엘을 도울 자도 없음을 보셨고

27 여호와께서 또 이스라엘의 이름을 천하에서 없이 하겠다고도 아니하셨으므로 요아스의 아들 여로보암의 손으로 구원하심이었더라

28 여로보암의 남은 사적과 모든 행한 일과 싸운 업적과 다메섹을 회복한 일과 이전에 유다에 속하였던 하맛을 이스라엘에 돌린 일은 이스라엘 왕 역대지략에 기록되지 아니하였느냐

29 여로보암이 그의 조상 이스라엘 왕들과 함께 자고 그의 아들 스가랴가 대신하여 왕이 되니라

  독재자는 선한 정책을 펼 수 없고, 부도덕한 목회자는 은혜를 끼칠 수 없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게 흑백논리로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명백히 악한 사람이 이기적인 목적으로 저지른 일들이 사람들에게 유익을 끼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문은 하나님이 부족한 자의 잘못을 메우시고, 악인을 사용해 나라를 번영케 하시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부족함을 메우신다（17~22절）

  아마샤는 아버지와 같은 이름을 가진 북 이스라엘 왕 요아스에 의해 포로가 되고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음에도 요아스보다 15년을 더 살았습니다（17〜18절）. 그러나 그의 말년과 최후 역시 ‘짝퉁 다윗’의 면모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마치 다윗이 압살롬의 반역을 피해 도망해야 했듯이 아마샤 역시 반역을 피해 도망합니다（19a절; 삼하 15:14）. 아마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요충지였던 라기스에서 힘을 모아 다윗처럼 재기할 생각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마샤는 다윗처럼 재기하지 못하고 잡혀 죽고 맙니다. 그 시신은 다윗성에 안장되었으나, 그의 최후는 다윗이 아니라 아버지 요아스와 같았습니다（19b~20절; 12：20）. 그러나 하나님은 아마샤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다윗 왕조가 무너지지 않게 지키셨습니다. 아달랴의 경우（11:1）를 제외하면, 남 유다에서는 북 이스라엘과는 달리 반역이 일어나도 새로운 왕조를 세우려는 시도가 없었습니다. 아마샤는 반역에 의해 죽었지만, 그 아들 아사랴（웃시야, 15:13）가 왕이 되었습니다. 아사랴는 아마샤가 에돔과의 전쟁에서 차지했던 지역의 항구도시이자 솔로몬이 상선을 만들었던 엘랏（엘롯）을 건축하며 통치를 이어 갔습니다（21〜22절; 왕상 9:26）. 사실 남 유다의 왕들이 북 이스라엘의 왕들보다 대단히 나은 점은 없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다윗에게 주셨던 언약을 기억하셨기에 그들을 지키시고 그 왕조를 이어 가게 하셨습니다.

  악인을 통해서도 구원하신다（23~29절）

  북 이스라엘에서는 요아스의 뒤를 이어 여로보암 2세가 즉위해 41년이라는 긴 기간을 다스렸습니다（23절）. 하나님은 요나 선지자를 통해 주신 말씀대로 여로보암 2세가 다스리는 기간에 이스라엘이 잃어버린 영토를 회복하고 중흥기를 맞이하게 하셨습니다（25절）. 일반 역사가의 시각으로 본다면 여로보암 2세는 유능한 왕이었습니다. 재위 기간도 길었고, 아직 앗수르가 발흥하기 전이어서 주위 나라들 중에는 이스라엘에 필적할 나라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여로보암 2세는 하나님께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북 이스라엘의 초대 왕 여로보암의 죄를 그대로 답습했을 뿐입니다（24절）. 하나님이 여로보암 2세 때 이스라엘을 형통하게 하신 이유는 이스라엘의 극심한 고난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이스라엘을 사랑하셔서 여로보암이 악한 왕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손으로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것입니다（26〜27절）. 여로보암 2세가 다스리던 북 이스라엘에서 요나 외에도 호세아와 아모스 선지자가 활동했는데, 그들에 의하면 여로보암 2세가 통치하던 시기는 이스라엘이 군사적, 경제적으로는 강력했는지 모르나 하나님에게서는 멀리 떠난 영적 암흑기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 보시기에 악한 행위를 한 자도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 번성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 뒤에는 하나님의 심판이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악한 지도자가 다스리는 나라도 부국강병을 이룰 수 있고, 악한 사장이 경영하는 회사도 번창할 수 있고, 악한 목회자가 사역하는 교회도 부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가 좋다고 악한 지도자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눈에 어떤 모습, 어떤 결과가 보이든, 우리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기뻐할 만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