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넘어 서로를 수용하는 공동체_로마서 14:1-12
- HKPC
- Oct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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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믿음이 연약한 자를 너희가 받되 그의 의견을 비판하지 말라
2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을 먹을 만한 믿음이 있고 믿음이 연약한 자는 채소만 먹느니라
3 먹는 자는 먹지 않는 자를 업신여기지 말고 먹지 않는 자는 먹는 자를 비판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이 그를 받으셨음이라
4 남의 하인을 비판하는 너는 누구냐 그가 서 있는 것이나 넘어지는 것이 자기 주인에게 있으매 그가 세움을 받으리니 이는 그를 세우시는 권능이 주께 있음이라
5 어떤 사람은 이 날을 저 날보다 낫게 여기고 어떤 사람은 모든 날을 같게 여기나니 각각 자기 마음으로 확정할지니라
6 날을 중히 여기는 자도 주를 위하여 중히 여기고 먹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으니 이는 하나님께 감사함이요 먹지 않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지 아니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느니라
7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8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
9 이를 위하여 그리스도께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셨으니 곧 죽은 자와 산 자의 주가 되려 하심이라
10 네가 어찌하여 네 형제를 비판하느냐 어찌하여 네 형제를 업신여기느냐 우리가 다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리라
11 기록되었으되 주께서 이르시되 내가 살았노니 모든 무릎이 내게 꿇을 것이요 모든 혀가 하나님께 자백하리라 하였느니라
12 이러므로 우리 각 사람이 자기 일을 하나님께 직고하리라
어릴 적 교회에서는 주일에 돈을 쓰거나 TV를 보는 것은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지 않는 것’이라고 가르치곤 했습니다. 어떤 어른들은 주일에 밥값을 내는 것조차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다른 교회에서는 주일에 영화를 보거나 카페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전혀 문제 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쪽이 다른 쪽을 판단하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무엇보다 마음의 동기를 보시는 분입니다. 오늘 본문은 이러한 차이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에 관한 아주 중요한 말씀입니다.
바울은 믿음이 연약한 자를 받아 주고 그의 의견을 비판하거나 판단하지 말라고 권합니다. 1절의 ‘받되’에 해당하는 단어는 공동체 안에서 다른 지체들을 형제, 자매로 인정하고 친절히 환영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이 명령은 강한 자들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바울은 당시 로마 교회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을 ‘강한 자’로 지칭했습니다. 따라서 이는 음식과 관련된 율법을 지키려 하는 이들을 비판 없이 품으라는 명령입니다. 즉 그리스도 안에서 동일한 형제, 자매로서 전적인 수용과 거리낌 없는 교제의 마음을 요구하는 명령입니다. 로마 교회의 구성원들은 유대인과 이방인으로 혼재되어 있었기에 그들은 많은 갈등을 겪었습니다. 음식뿐만 아니라, 절기를 중요하게 여기거나 혹은 모든 날이 같다고 여기는 견해의 차이도 있었습니다(2, 5절). 문제는 이 다름을 놓고 서로 판단하거나 업신여기는 태도였습니다. 다수는 소수를 비웃고, 소수는 다수를 정죄하는 일이 생긴 것입니다. 바울은 이것이 공동체를 해치는 매우 심각한 문제임을 지적합니다.
우리는 바울의 권면대로 이러한 문제를 ‘행위의 내용’이 아니라 ‘행위의 동기’로 이해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누구를 위해 하느냐’입니다. ‘먹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고, 먹지 않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지 아니하니 이는 하나님께 감사함이라’(6절). 중심에 주님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바울은 이 진리를 다음과 같이 선포합니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8절). 이 말씀은 모든 신자가 공유해야 할 믿음 고백입니다. 삶과 죽음은 주님의 주권 아래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피로 값 주고 사신 주님의 소유 된 백성이기에, 더 이상 자기 자신을 위해 살지 않습니다.
믿음의 고백은 자연스럽게 겸손과 자기를 돌아보는 삶으로 이어집니다. 바울은 말합니다. “우리가 다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리라”(10절). 여기서 ‘심판대’는 법정에서 판결 내리는 자리로, 주님이 각 사람의 마음과 행위를 평가하시는 최종 기준입니다. 바울은 이사야 45장을 인용하며 ‘모두가 주께 무릎 꿇고 모든 혀가 하나님께 자백할 것’이라 선포합니다(11절). 그리고 결론 짓습니다. “우리 각 사람이 자기 일을 하나님께 직고하리라”(12절). 우리는 결국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야 할 자들입니다.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 모든 것을 판단하실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참된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하나 됨은 차이를 넘어 서로를 그리스도 안에서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됩니다. 다른 사람의 신앙 표현이 나와 다르더라도 무시하거나 정죄하는 대신, 주님 앞에서 살아가는 그 사람의 중심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다른 지체들을 고쳐야 할 대상으로 보지 마십시오. 예수님이 우리를 용납해 주신 것처럼 우리도 다른 이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 모두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셨고 지금도 우리를 위해 중보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그분의 몸 된 교회 안에서 우리는 서로를 판단하지 말고 주님의 마음으로 품고 기도해야 합니다. 나 같은 죄인도 받아 주신 주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서로의 연약함을 따뜻하게 품고 공동체를 세워 가는 여러분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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